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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결말 스포

by 제로스 2024.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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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결말 스포

개봉일: 2019년 4월 3일 (대한민국)

감독: 이종언

시간: 120분

수상 후보 선정: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대종상 여우주연상, 더보기

제작자: 이창동, 이준동, 이동하, 김순모

《생일》은 2019년에 개봉한 대한민국의 영화이다.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한 2019년 영화이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7

천안함도 잊지맙시다.

ksyi**** 2019.04.03 10:30

공감4787 비공감2392

8

근데 영화보면 정치적 메시지 없이 그날의 아픔만 잘 전달된거 같아서 괜찮은거 같음.이 영화로 유가족분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되길..

이명박근네볍신(wjse****) 2019.04.03 10:27

공감2614 비공감828

10

감독이 정말 조심스럽게 다룬 것이 보인다.

엄주원(umde****) 2019.04.03 10:02

공감2225 비공감679

10

모두들 옆집 아줌마가 되어주세요..

cris**** 2019.04.03 11:17

공감1574 비공감449

10

과장하지않고 담담하게 따듯하게 그려낸 영화 전도연 설경구 두 배우라서 가능한 연기인듯 합니다 가족들이랑 꼭 같이보세요!

whenwemet(tugu****) 2019.04.03 10:20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줄거리

"2014년 4월 이후... 남겨진 우리들의 이야기"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 ‘수호’ 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정일'과 '순남'의 가족.

어김없이 올해도 아들의 생일이 돌아오고, 가족들의 그리움은 더욱 커져만 간다.

수호가 없는 수호의 생일.

가족과 친구들은 함께 모여 서로가 간직했던 특별한 기억을 선물하기로 하는데..

1년에 단 하루. 널 위해, 우리 모두가 다시 만나는 날.

"영원히 널 잊지 않을게."

배지인 전라도 강진에서 집필을 개시한 <목민심서>에서 다산 정약용은 "재해가 지나간 뒤 어루만져 주고 편히 모여 살게 하는 것 역시 목민관의 어진 정치다(其害旣去, 撫綏安集, 是又民牧之仁政也)"라고 말했다. 재난 당한 백성들을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상처에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목민심서>는 1818년 완성됐다. 이로부터 20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는 '재난당한 백성들의 마음까지 어루만져야 한다'는 다산의 말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물질적 지원만 제공하면 국가의 역할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그나마 물질적 지원도 충분치 못하지만, 그 정도만으로 책임과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설경구·전도연 주연의 <생일>에서도 우리 사회의 그런 모습이 드러난다. 유족들이 원하면 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게 해놨으니 국가의 책임이 다 끝났다고 생각해버리는, 혹은 그렇게 생각하게끔 하는 우리 사회 일부 정서가 영화 중간중간에 묘사되고 있다.

영화 <생일>은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 갔던 수호(윤찬영 분)의 가족들이 겪는 정신적 상처를 집중 조명한다. 사고 당시 아빠 정일(설경구 분)은 베트남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던 중에 산업재해로 인한 분쟁에 휘말려 감옥에 수감돼 있었다. 그래서 어린 딸 예솔(김보민 분)을 지키며 수호를 '기다리는' 몫을 엄마 순남(전도연 분)이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일이 있은 뒤로 순남은 정일을 마음에서 지워버렸다. 사고 몇 년 뒤 어느날 밤중에 초인종 소리와 함께 정일의 얼굴이 인터폰 화면에 불쑥 나타나지만, 그날밤 순남은 끝내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여행용 가방과 선물꾸러미를 든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으므로 밤중에 귀국해 집을 찾아왔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는데도, 순남은 손가락을 초인종에 끝끝내 갖다 대지 않는다. 어린 딸에게도 조용히 하라고 말한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생일>은 그런 순남의 마음을 열기 위해 정일이 벌이는 애타는 노력을 조명한다. 한편, 수호네 세 식구를 마음으로 품기 위해 주변의 세월호 유족들이 벌이는 간절한 노력도 함께 보여준다.

그러나 정일의 노력도, 이웃들의 노력도, 험난하기만 하다. 순남이 너무나 냉랭하기 때문이다. 그는 남편에게뿐만 아니라 세상 전체에 대해 불신의 시선을 보낸다. 그는 아무도 믿지 못한다. 동일한 아픔을 공유한 세월호 유족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는 유족들을 보고 "소풍 오셨나?"며 쌀쌀맞게 대하기까지 한다.

그런 순남을 끌어안기 위한 정일의 노력, 그런 순남 때문에 괴로워하는 정일까지 끌어안기 위한 노력들이 <생일>의 스토리를 이끌어가고 있다. 제목이 <생일>인 것은 수호의 생일에 수호 가족과 세월호 유족들이 함께 만나는 모임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그런 노력에 대한 수호네의 반응이 영화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생일>에 묘사된 것 이상으로 세월호 유족들이 정신적 아픔을 겪고 있다는 점은 학계 연구를 통해서도 어느 정도나마 드러나고 있다. 유족들의 아픔을 온전히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이런 연구결과들은 우리가 자칫 부주의하기 쉬웠던 면들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4·16기억저장소가 편찬한 <4·16 구술 증언록: 유가족 편>에 수록된 유족들의 구술 자료를 토대로 하는 이현정·이예성의 논문 '자녀를 잃은 부모의 젠더에 따른 상실감 차이에 관한 연구: 세월호 유가족의 경우'는 유족들의 일반적 정서를 이렇게 설명한다.

"부모들은 시시때때로 갑자기, 잃어버린 자녀에 대해 몸서리치는 그리움을 일상적으로 느끼고 있었고, 살아 있는 동안에 더 잘해주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 심지어 죄책감을 경험하고 있었다."

-한국가족학회가 2018년 발행한 <가족과 문화> 제30집 제3호.

자녀에 대한 그리움이 표현되는 구체적 양상에 관해 위 논문은 이렇게 설명한다.

"부모들은 한때 자녀와 좋았던 추억이 떠오를 때마다 혹은 자녀와 함께했던 장소에 가거나 물건을 볼 때마다, 그리움이 한없이 솟구친다고 말하였다. 어머니 15의 경우, 딸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 희생된 딸이 '특별히 예뻤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딸이 너무 예쁘게 생겨서, 심지어 밤에 자는 동안에 남편이 사진을 찍었던 기억을 떠올린다. 어머니 15가 갖는 그리움은 어느 날 밤에 꿈에서 딸을 만나는 것으로 형상화되기도 한다."

유족들은 그리움에 더해 죄책감이나 미안함도 품고 있다. 위 논문은 "세월호 부모들은 곧 성인이 되어 꿈을 펼쳐나가게 될 자녀를 갑자기 잃어버리게 될 줄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하였다"면서 "자녀의 죽음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 직면하여, 부모들은 자녀가 살아 있는 동안에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공통적으로 후회하였다"고 설명한다.

<생일> 속의 아빠 정일도 그런 죄책감을 품고 있다. 누명을 쓰고 베트남 감옥에 수감돼 있었기 때문에 사고 소식을 듣고도 곧바로 올 수 없었지만, 그는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해 일말의 동정심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게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모질게 대하는 아내에게 "나를 이해해달라"고 호소하기는커녕 오히려 자기 자신을 더욱 더 질책하기만 한다.

그런데 유족들의 상처는 엄마냐 아빠냐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현정·이예성 논문의 제목에서도 드러나는 것처럼, 엄마냐 아빠냐에 따라 정신적 상처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세월호 부모가 경험하는 상실감의 내용은 아버지와 어머니 간에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가족을 위한답시고 돈벌이에 몰두한 삶에 대한 후회와, 자녀와 가깝게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은 거의 모든 아버지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감정이었다."

"어머니의 경우에는, 자녀가 어렸을 때 좀더 잘해주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과 미안함이 구체적인 에피소드로 제시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망가진 자녀의 시신을 마지막 순간에 기꺼이 반기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원망이나 후회도 상당히 존재했다. 자녀를 잃고 나서 어머니들은 그동안 참고 있던 남편을 비롯한 시가족에 대한 미움의 감정이 폭발적으로 나오는 경험을 하였으며, 장기화되는 참사 이후의 투쟁 과정 속에서 우울증이나 신체적인 통증을 겪고 있었다."

'자녀의 시신을 마지막 순간에 기꺼이 반기지 못했다'는 것은, 팽목항에서 자녀를 앞에 두고도 제대로 확인조차 할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세월호 유족들의 정서에서는 상당 수준의 사회적 소외감도 나타난다. TV 화면에 수도 없이 나타나는 유족들이 그런 마음을 품었으리라 생각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유족들은 사고 이후로 '관계의 상실'로 인해 꽤 깊은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안산온마음센터의 협력 하에 단원고 유족 250분을 상대로 진행된 설문조사를 기초로 박기묵이 작성한 논문 '세월호 참사 희생자 부모들의 심리적 외상에 관한 기술적 접근'에 이런 대목이 있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유족들은 대인관계, 직장생활, 거주지, 세상에 대한 가치관, 미래관, 음주·흡연, 일상생활 회복 정도에서 모두 문제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들의 대인관계에서는 2/3가 넘는 가족(73%)이 가족과 세월호 유족 모임 외에 친구나 친척, 기타 대인관계를 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유족은 실질적으로 자신의 마음이 아픈데 대인관계를 하면 괜찮은 척을 해야 하고, 공감되지 않은 위로의 말을 들어야 해서 아예 대인관계 자체를 피하고 있었다. 대인관계 문제는 직장생활 문제로 확장돼 나타났는데, 절반이 넘는 유족(67%)이 직장에 복귀하지 않았거나 복귀했더라도 다시 사직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유족들한테서 세상에 대한 불신감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세상을 들썩일 정도로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지만, 정작 유족들한테 별다른 믿음과 안정감을 주지 못했던 것이다.

사고 이후 유족들의 인간관계가 훼손됐다는 점도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유족을 위로해도 모자랄 우리 사회는 세월호 문제를 놓고 정치적으로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문제를 좌파 대 우파, 진보 대 보수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일부 사람들로 인해 세월호 유족들은 본의 아니게 어느 한편의 사람들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다. 이는 일부 유족들이 지역 사회나 직장, 종교 등에서 정치적으로 소외되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생일> 속의 순남은 세상을 냉소적으로 대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그런 순남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하지만, 그건 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다. 우리 사회가 순남으로 상징되는 유족들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았던 것이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쓸 당시의 조선은, 왕실이 무기력해서 한두 개의 세도가문(권력가문)에 권력과 부가 집중되고 백성 전체의 삶이 피폐해진 나라였다. 이로 인해 물질적 삶뿐 아니라 정신적 삶까지 망가진 조선 사회를 지켜보면서, 정약용은 재난을 당한 백성들이 물질적 곤란 못지않게 정신적 상처로도 힘들어 할 것이라는 점을 깊이 우려했다. 그래서 지방 목민관들이 재난 피해를 입은 백성들의 마음까지 살펴야 한다고 역설했던 것이다.

그렇지만 정약용의 외침은 2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직은 그냥 외침에 불과하다. 가장 앞장서서 모범을 보여야 할 2014년 당시의 국가권력마저도 세월호 유족들을 품기는커녕 도리어 불신을 사고 말았다. 국가권력을 민주화하는 일뿐 아니라 국가권력을 정신적으로 성숙하게 만드는 일에도 우리 사회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월호 참사,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가습기살균제 참사,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춘천봉사활동 산사태 사고, 삼성 반도체공장 노동자 황유미씨 백혈병 사망, 태안화력 비정규직노동자 김용균씨 사망, 제주 고교 현장실습생 이민호군 사망, CJ 고교 현장실습생 김동준군 사망, 군포 토다이 현장실습생 김동균군 사망, tvN 이한빛 PD 사망...

사람 하나하나가 우주라고 했다. 수많은 우주가 허망하게 소멸됐고, 그 우주와 시공간을 공유했던 많은 사람이 남아 있다. 웃어도 울어도 안 되는, '유족' 혹은 '피해자' 등의 박제된 이름으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지금, 여기에, 남아 있다.

영화 <생일>은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지만 2014년 4월 16일, 그날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스크린을 바라보는 지금 이 순간이 영화에 켜켜이 담겨 있다. 참사를 겪고 남아 있는 이들의 '지금 이 순간'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역설적으로 영화는 내내 2014년 4월 16일을 보여준다. 그날 이후 시간이 멈춰버린,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주를 잃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너무도 많다. 영화 <생일>은 그들을 한자리에 모이도록 했다. 전국의 재난 참사 및 산재 피해 가족들은 5일 오후 7시 CGV용산아이파크몰 16관에서 열린, 너무도 특별한 <생일> 상영회에 참석했다. 생명안전 시민넷, 반올림, 그리고 <생일>의 영화사가 마련한 자리였다. 이들과 함께 많은 시민이 140석 규모의 영화관을 가득 메웠다.

영화를 보는 내내 고요한 흐느낌이 계속됐다. 평범함을 상실한 누군가의 삶은 너무도 비현실적이어서 현실적이었고, 그 정도를 헤아릴 길이 없는 누군가의 아픔은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비현실적이었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영화 안 흐느낌과 영화 밖 흐느낌도 좀처럼 구분되지 않았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엉엉' 우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던 것처럼, 영화 밖 진짜 주인공들과 관객들도 입술을 꽉 깨물며 새는 울음을 힘겹게 내뱉었다.

재난 참사, 산재 피해 가족 초대 영화 '생일' 상영회 4.16세월호참사 5주기를 앞두고 '전국의 재난 참사, 산재 피해 가족 초대,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 상영회 및 작은 이야기마당'이 5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반올림과 생명안전시민넷 주최로 열렸다. 피해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본 이종언 감독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120분의 영화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세월호 유족이 대구지하철 유족의 손을 잡았고, 그들이 또 가습기살균제 유족의 팔짱을 꼈으며, 그들이 또 스텔라데이지호 유족의 어깨를 감쌌다. 그렇게 이어지다 보니, 멀리 동떨어져 있는 것만 같던 '나'에게도 그들의 숨결이 다다랐고 연대의 눈빛이 생겨났다. 140명 중 한 명에서 한 마음의 140명으로 서서히 스며들었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영화가 끝난 직후 세월호 참사 유족, 대구지하철 참사 유족, 춘천봉사활동 산사태 사고 유족, 삼성 반도체공장 노동자 황유미씨 유족, 태안화력 비정규직노동지 김용균씨의 유족이 무대 앞으로 나와 나란히 앉았다. 그 가운데 <생일>의 이종언 감독도 앉았다. 모두의 눈가가 촉촉했지만, 마냥 침통하지 않은 표정으로 각각 마이크를 잡았다.

세월호 참사로 딸 김시연양을 잃은 윤경희씨는 "(<생일>을) 두 번째 보는 거라 눈물이 안 날 줄 알았는데 보는 내내 저희 아이가 너무 생각나 많이 울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윤씨는 "어쩌다 제가 세월호 유가족이 되어서 이 자리에 앉아 사람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는지, 그 자체가 너무 서럽다"라며 "한 명의 책임자도 처벌하지 못한 채 5주기를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이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이 자리에 계신 다른 참사 유가족 분들도 같은 마음이실 것 같다"라며 "우리 가족들의 마음을 잘 담아주신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어려운 영화를 찍어주신 배우님들께도 매우 감사드린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알리고 싶은데 잘 되겠죠"라고 덧붙였다.

재난 참사, 산재 피해 가족 초대 영화 '생일' 상영회 4.16세월호참사 5주기를 앞두고 '전국의 재난 참사, 산재 피해 가족 초대,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 상영회 및 작은 이야기마당'이 5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반올림과 생명안전시민넷 주최로 열렸다. 대구지하철 참사로 딸을 잃은 전재영씨가 영화 '생일'을 본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슬픔은 때때로 세탁기 앞에 쪼그려 앉는다. 때 묻은 일상이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몸을 빨래처럼 웅크린다. 그렇게 일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느낀다. 위안을 얻거나 상실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다. 상처의 무게에 짓눌린 순간, 살아갈 이유의 벽돌 하나를 시간의 틈새 안으로 간신히 밀어 넣는다.

영화 <생일>(이종언 감독)은 소중한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니, 살아남은 가족들은 아직 수호를 떠나보내지도 못한다. 순남(전도연)이 수호의 생일 모임을 꺼리는 이유다. 모임으로 떠남을 기정사실화하기 싫은 것이다. 점멸등에서 수호의 귀환을 보고, 수호의 옷을 사고, 토라진 동생 예솔을 윽박지른다. 순간순간 수호의 부재를 참을 수 없다. 순남은 완강하지만, 이미 깨어진 완강함이다. 사람은 심장이 깨져서 죽는다.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으깨어진 심장은 심지어 그 아이와 운명을 같이 하고 싶을 정도로 위태롭다. 순남을 지탱하는 유일한 것은 반복할 일상과 살아남은 가족이다.

감독은 순남의 한복판으로 직접 들어가기가 두려워 정일(설경구)을 불러왔다. 베트남에서 사업하던 정일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아들의 죽음을 지키지 못했다. 2년 혹은 3년 뒤에 돌아온 정일은 아버지이면서 동시에 주변인이다. 그의 쭈뼛거림은 거리 두기다. 그는 슬픔의 중앙을 맴돈다. 관객의 시선이기도 하다. 우리는 정일의 어깨를 타고 순남에게 향한다. 정일은 세월에게 두들겨 맞은 남자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떠났다가 정작 아들의 죽음을 지키지 못한 우리 시대의 아버지다. 오랜만에 돌아온 아버지의 후회는 조용하지만 뼈아프다. 낚싯대로 건져 올린 건 물고기가 아니라 회한과 그리움이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하지만 정일은 무너질 수 없는 마지막 버팀목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 한다. 무너지기 직전의 순남이 기댈 등이 돼야 한다. 아득한 오빠의 부재를 감당해야 할 예솔의 마음을 꼭 안아줘야 한다. 그러려면 조심스러워야 한다. 부드러워야 한다. 존재의 거처를 가득 채운 절망을 조금씩 비워야 한다. 후회조차 사치인 순간이 있다. 돈을 벌어오겠다고 큰소리칠 수도 없다. 그러기엔 너무 절박하지 않은가. 아이를 먼저 떠나보낸 상처를 가진 부모라면 대체로 그럴 것이다. 그들은 깨어지기 쉬운 관계의 살얼음판 위에서 최선을 다한다. 단지 최선을 다한다. 우리가 순남의 모습에서, 정일의 모습에서 문득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이유다.

이 영화가 호명한 것은 세월호라는 거대한 이름이 아니다. 단지 상징이나 주장이 아니다. 304명의 희생에 304개의 사건이, 304개의 생명이, 304개의 우주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영화다. 일상을 통해 유가족이라는 이름의 상징을 넘어 순남을, 정일을, 예솔을, 그리고 순남의 오열을 견디는 이웃의 실체를 보여준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켄 로치 감독)가 보여준 자존심처럼 제도나 체제에 부속된 피동적 인간이 아니라 여전히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들)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주장 너머에 삶이 있음을, 슬픔이라는 단어 이전에 그 단어조차 담을 수 없는 일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세월호 이야기를 가장 세월호답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해 역설적으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과 공감의 폭과 깊이를 확장한다. 이것이야말로 <생일>이 빛나는 이유다. 전도연과 설경구는 마치 손에 잡힐 듯한 감정 연기를 보여준다. 오열의 순간에도 여백을 놓아둘 줄 아는 두 배우의 빛나는 연기만으로도 이 영화를 놓치는 것은 아깝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이 영화는 슬프다. 나는 시사회를 보면서 맘껏 울었다. 세월호라는 컨텍스트(context) 때문에 두려움을 가질 관객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일>은 가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영화가 끝날 때쯤 작은 위로의 물결을 만날 수 있다. 그 위로는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전하는 위로가 아니다. 덮어 두었던 깊은 상처를 조금씩 어루만져주게 만드는 그런 위로다.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위로다. 30분 롱테이크로 찍었다는 생일 장면은 영화적으로도 놓칠 수 없는 명장면이다. 화면은 선명하지만 우리는 흐릿해질 것이다. 눈물의 필터를 통해 관객이 바라보게 될 수호의 생일모임은, 순남의 가족이 '그래도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는 과정이다. 우리가 흘린 눈물은 잠시 밀쳐두었던 슬픔을 와락 안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작은 힘을 주는 그런 눈물일 것이다. 그러니 맘껏 울어도 된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다시 일상이다. 세탁기 앞에 쪼그려 앉았던 슬픔이 부시시 일어나, 남은 가족들의 공간에 햇살을 드리운다. 햇볕 한 줌 손에 쥔 가족, 그 사라질 수 없는 슬픔에도 불구하고 수호의 생일을 계기로 서로를 조금씩 더 이해하게 된 가족은 어제와는 조금 다른 오늘을 맞이한다. 내일은 더 그렇게 될까? 이 영화가 그려낸 단면이 그것까지 장담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영화 생일 줄거리 평가 해석

그러나 계속되는 우리의 삶이, 살아남은 가족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주기엔 충분하다. 빛바랜 팽목항의 리본처럼, 조금씩 얇아진 기억의 시간, 세월호 5주기에 영화를 보며 맘껏 우는 것도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유가족들을 생각하며 나아가 우리 자신을 위로할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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